▦ 마음의 쉼터/풍경이 있는 詩

추경(秋景) / 허장무

아카바* 2008. 10. 20. 11:07

 

 

 

 

 

추경(秋景) / 허장무          


    이쁜 것들이
    조금씩 상처 입으며 살아가겠지
    미운 것들을 더러는
    상처 입혀가면서 말야
    바람 부는 아침 저녁으로
    햇살 파리한 들판
    산서어나무 가지를 흔드는
    바람의 전언(傳言)
    눈시울 붉히며 그래도
    그대만을 사랑했던가 싶게
    지성으로 푸른 하늘 아래
    전신으로 생을 재는
    풀벌레의 보행
    가을이 와 비로소 고독해진
    솜다리꽃 같은
    이쁜 것들이 상처 입으며
    조금씩 더 아름다워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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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 주고
     상처 받은 하루가
     한 그루 나무처럼
     바람 앞에 서 있습니다.

     상처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상처 덕분에 세상이 아름다워진다고 하지만
     가을 가뭄 앞에서
     바삭거리기만 하는 세상살이

     조금씩 쌀쌀해지는 바람 앞에서
     상처 받은 이는 위로 받고
     상처 준 이는 용서 받는
     그래서 
     단풍든 나무들처럼
     아름다운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첨부파일 조수미~명성황후ost(나가거든).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