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쉼터/풍경이 있는 詩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
아카바*
2008. 12. 25. 08:44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