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령에서 조령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조령산 정상을 못가서 일출을 맞이한다
나뭇가지로 보이는 서광이 넘 찬란하다
매번 느끼지만 산정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유달리 광채가 나는것같다

기념으로 도착한 분들 먼저 단체사진 찍는다
여기서 부터 시작이다.
일출배경으로 개인사진 찍어주다 보니 또 후미에 처진다.
나는 이런생각 했다.
대간 끝나고 나면 남는건 사진밖에 없더라
그래서 좀 힘들어도 원하면 아니 내가 시켜서라도 가능하면 흔적을 남겨 줄려고 한다.

잎을 다 떨군 활엽수들 사이에서 단풍나무만이 마른 잎을 달고
저물어가는 한해를 아쉬워한다.
조령샘에는 가물어서 그런지 물이 없었다

조령샘 옆에 이상하게 생긴 고목나무 옆으로 휘어져 다시 자란것같다
천태산 영국사 앞에서 본 은행나무가 생각났다.

한참을 잣나무 숲을지나 계단 오름길은
아직 몸이 풀리지않아 오르막 치기가 힘들다

능선에 올라서니
나목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에 눈이 부시다

능선에는 제법 바람이 차가워
반대편 바람맞는 곳에는 상고대가 활짝폈다




조령산 정상이 가까운데 간간히 눈발도 흗날리고
깨스가 가득해서 조망이 하나도 없다


조령산(1,025m)에 올라서니
북쪽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암릉을 이루고 있는 희고 깔끔한 바위들은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숲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오늘은 눈구름까지
걸려 있으니 환상이다 .....



응달에는 눈이 녹지않아 얼어붙어서
진행 하는데 어려움이많다

로프구간 이 시작이다
오늘 얼마나 많은 줄에 매달려 사정해야 할지...
얼어 붙어서 정말 위험하다...





바람이 날카로운 칼날능선 소나뭇 잎새에 붙은 상고대가
장난이 아니다 .
한컷 찍을려고 하니 바람이 불어 계속흔들린다.









새재로 오르는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주흘산과 부봉이 우뚝하다.
험준한 산길을 오르내리는 고행을 통해서
아름다운 풍경은 하나 둘씩 껍질을
벗겨준다.

언제 또 오겠나 싶어 흔적을 남겨본다.


하얀 바위는 푸른 소나무와의 조화가 더욱 우아하다.
우아해진 암봉들은 푸른바다의 섬이 되었다.



멀리서 보면 검푸른바다의 무대에서 수많은 바위들이 춤을 추는 것 같고,
가깝게 보는 바위들은 깔끔하고 신선하다.

바위들은 오밀조밀한 조각품이 아니라 스케일이 크고 웅장하다.
아래로 100m가 넘는 벼랑을 이루기도 하고,
원추형으로 된 통바위가 커다란 봉우리를 이루기도 한다.

곳곳에 얼어붙어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조령산길 에서는 험한 구간에만 로프를 매달아 놓았을 뿐
철 구조물 같은 인공적인 시설이 전혀 없어 자연의 멋을 흠뻑 맛볼 수 있었다.
하여....
산행내내 유격훈련을 방불케하는 암릉구간의 밧줄타기....
멋진경치를 감상하는 정신적인 호사도 좋았지만 육체적으로 맘껏 호사를 누린다..
아슬 아슬한 암릉구간 을 한구간 한구간 통과함에 통쾌함이란....
정말 스릴있고 재미있었던 구간이었다.





하늘에 구름이 넘 이뿌다
근데 역광이라 시커머게 나오는데 이럴땐 우짜면 좋을지 모르겠다.












암릉미는 조령산과 부봉의 풍경만으로도 손색이 없는데
그 뒤로 펼쳐지는 신선봉·마역봉과 월악산·덕주봉·만수봉 같은
산들이 배경을 이루어 깊은 맛까지 더해진다.



오늘 코스는 유격 훈련장이 따로없다




백두대간 중 설악산에 버금가는 암릉미를 자랑하는 조령산 구간은 이처럼 산악미의 극치를 이룬다.
뒤돌아보면 그늘진 봉우리들이 실루엣을 이루고,
앞에서는 햇볕을 받아 화사하게 빛나는 바위들이 실경산수화를 만든다.
바위를 둘러싸고 있는 설경은 아쉬웠지만 ....
짓푸른 소나무들이 암릉위에 홀로 마치분재를 한듯 한껏 자태를 뽐내고있다
웅장한 한편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새재로 내려가는 길에는 산성의 흔적들이 계속된다.
이조 숙종 때 쌓은 조령산성이다.

드뎌 3관문이다 오늘 산행의3분의1밖에 안했는데
로프타는 구간이 많아 기다리는 시간많고 벌써 오늘 산행시간의반은 잡아
먹은것 같다.

여기까지 넘 힘든구간 이라 컨디션이 안좋은 사람들은 탈출을 한다고한다
이구간 하일라이트는 다 지나온것 같고 이구간 했으니깐 탈출하자고 권한다.
여섯명이 나 된단다.
버스는 못오고 택시타고 하늘재 까지 가야한다 하니
그래도 아직 컨디션이 괜찮은것 같아 나만 빠지면 5명이 택시타고 가면 되겠다싶어
계속 가기로하고 마역봉을 향해서 오르막을 치고 올라오는데
버스가 데릴러 온다고 한다
한참을 올라왔는데 내려가기도 그렇고
내사전에는 탈출이란 없다.
대간 졸업하면 서 한번도 탈출 해본적이 없는데 탈출하려니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
해서
그냥 가기로 한다 .

3관문에서 마역봉 까지 오르막은 정말 힘이든다
300미터를 치고 올라야 하기 때문에
넘 더워서 옷이 하나둘씩 다 벗어진다

드뎌 마역봉에도착....
여기서부터 생각지도 못할 일이 벌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ㅠㅠ

마역봉을 지나서부터는
길도 얼어붙어 힘이드는데 로프타는 구간이 계속이다.
이제 후미조에 컨디션 안좋은 사람들은 다 탈출했으니
빨리가서 선두조에 합류하자고 사진도 안찍고 앞만보고 갔다 .
잠시 휴식하면서 바라본
조망이 넘 멋있다.

일행중에 저기가 어디래요?
하고 묻는데 난 아무 생각없이 저기가 주흘산 이고 저기가 부봉이래요....
어쩜 이렇게 생각이 없을수가....
오늘 이화령에서 하늘재 구간이 부봉으로 가야할 사람들이
옆능선을 타고 반대쪽에서 바라보고 있으니
참 기가막힐 노릇이다...ㅎㅎ

신선봉에 도착해서
무전기로 신선봉에 도착했다고 후미대장이 알리니 대장님 깜짝놀란다
왜 거기 가 있느냐고 ...
거긴 대간코스가 아니라고..
헐~~우째 이런일이....
앞사람 가길래 아무 생각없이 미끄러 질까봐 앞만보고 따라 왔더니
잘못온 길인줄 몰랐다.
그때서야 지도를 보니 마역봉에서 옆으로 잘못왔다.
후유~~
얼어붙어서 억지로 왔는데 돌아 갈려니 난감했다.
유달리 신선봉 까지는 밧줄 타는곳도 많다.
마역봉에서 하늘재 까지 거의 4시간 걸린다는데
앞으로 5시간을 더 가야할것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

가다가 힘들면 우짜다가 이리로 왔지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푸념이 나오면
선두에 섰던 님이 미안해 죽을라칸다.
자기 때문에 여러분들 고생시켰다고....
아니라고...
우리잘못 이라고 지도 도 안보고 그냥 온 우리잘못 이라고....
선두따라 잡는다는 생각에 큰길만 보고 따라왔던게 잘못이었다.
사실 대간길보다 신선봉 이 경치가 좋으니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길이 훨씬 잘나있었다.
신선봉찍고 돌아오는길에...
마음 급한 선두가는님 또 획갈린다
길넓은 쪽으로 또 유혹을 당해 잠시 내려 가다가 이길로 가면 하산길인데...
이길이 아닌데....ㅎㅎ
뒤에 따라오는 후미대장
야~~니 앞에 가지마라...ㅋㅋ
사람이 당황하면 판단력이 흐려지나 봅니다...ㅎㅎ
마역봉에 다시 돌아온 시간이 벌써 4시가 넘었다
넘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온다.
앞으로 4시간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맥이 탁풀린다
그래도 우야겠노 하늘재 까지 가야 하는데....
넉넉잡아 8시까지 도착하면 된다하고
다치지 않게 조심하자고 서로 다독거리며 앞만보고 달리는 수준으로 간다
이젠 카메라도 무겁다고 조아님 가방에 넣어서 메고 가신단다
얼마나 고마운지 한결 가볍다

5시가 되어가니 지는 저녁놀 이 넘 아름답다
여태껏 산에 그렇게 다녀봐도 일출은 봤지만 석양은 한번도 본적이없다
해지기 전에 내려 왔기때문에...
붉게 타오르는 석양을 담고싶은데
안그래도 늦은데 시간 지체될까 조아님
눈치만 보다가
아무리 늦어도 저녁놀을 찍고 가야겠다 싶어 카메라 를 꺼내돌라고 부탁했다
조아님가방 내려서 카메라 가방을 받아서
잡목땜에 찍기좋은 장소를 찾느라 조아님 가방 챙기는거 보고
먼저 달려 오다가 그나마 괜찮은 장소에서 찍을려니 광각이 물려 있어서
렌즈를 갈려고 잠시 땅에 내려 두었는데 우째 잘못해서
산비탈로 막~굴러 내려가는데 렌즈 잡으로 한참 내려가다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포기하고
그자리에서 발만 동동굴리면서 제발 멈추기만을 기다렸는데
한50여 미터쯤 될까 구르던 렌즈가 큰나무 앞에서 멈췄다 .
얼마나 다행인지 조아님이 렌즈 주우러 가시겠다고 하시면서 언덕 아래로 내려가신다.
얼마나 고마운지....
생각보다 빨리 주워서 오셨다.나는 안그래도 늦어서 우짜꼬 싶었는데 넘고마웠다.
후미팀 중에서도 또쳐지게 되어서 대충 나뭇가지 사이로 석양 몇컷 찍고는
진짜로 카메라 가방을 베낭에넣고 이젠 앞만보고 가기로했다



이럴때 잡목이 없었으면 넘 멋있었을 텐데
숲속이라 안타까웠다 .



한참을 내려오니 앞서간 님들이 기다리고 계셨다.
해는 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앞이보일 정도였다.
대장님과 계속 무전기로 연락하면서
조심해서 오라는 부탁을 하신다.
시간도 늦었고 위험하니 동암문에서 우회해서 오라신다
산속이라 무전기도 수신이 잡혔다 끊겼다 애를 태운다 .
산죽밭을 한참을 내려와도 시그널도 안보이고 ...
일단 계속가보자 하고 10분넘게 내려오니 갈림길에 산하로 시그널이 있다
얼마나 반가운지...
다시우측 부봉쪽으로 계곡을 끼고 오른다..
한참을 가도 시그널이 없으니 또 불안하다
한번 실수를 하고 나니 또실수를 할가봐 일행들 이번엔 지도보고 찾아가자 하고 능선에올라
랜턴으로 지도를 보니 탄항제 와 부봉중간쯤 되는것같다
아마 여기가 평천재 쯤 되는것 같다.
좌측으로 가면 탄항재다
대간 시그널도 보이고 이제 안심하고
어둠속에서 한참을 정신없이 가다보니 탄항재가 나온다
탄항재에 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니
초롱초롱한 별빛은 어찌그리 영롱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