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쉼터/풍경이 있는 詩
바람이 하는 말
아카바*
2013. 4. 12. 11:22
+ 바람이 하는 말
바람이 하는 말을
들어보았니
오월의 푸른 잎새들의
갈피마다 살랑대는 바람이
나지막이 속삭이는
말없는 말
흘러라
막힌 데 없이 흘러라
그러면 잎새들은 잠 깨어
깃털처럼 흔들리나니
모양도 빛도 없는
나의 생명의 유일한 힘은
그저 흐름의 힘일 뿐
그것 말고 나는 무(無)일 뿐
(정연복,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