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의 쉼터/풍경이 있는 詩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이승하 아카바* 2013. 6. 7. 23:07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이승하 작은 발을 쥐고 발톱 깎아드린다일흔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이 발로 폴짝폴짝고무줄놀이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뼈마디를 덮은 살가죽쪼글쪼글하기가 가뭄못자리 같다굳은살이 덮인 발바닥딱딱하기가 거북이 등 같다 발톱 깎을 힘이 없는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린다가만히 계셔요 어머니잘못하면 다쳐요어느 날부터 말을 잃어버린 어머니고개를 끄덕이다 내 머리카락을 만진다나 역시 말을 잃고 가만히 있으니한쪽 팔로 내 머리를 감싸 안는다 맞닿은 창문이온몸 흔들며 몸부림치는 날어머니에게 안기어일흔다섯 해 동안의 된바람 소리 듣는다.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