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바* 2017. 1. 24. 09:45





흔들림에 닿아 / 이성선


가지에 잎 떨어지고 나서
빈산이 보인다


새가 날아가고 혼자 남은 가지가
오랜 여운에 흔들릴 때


이 흔들림에 닿은 내 몸에서도
잎이 떨어진다


무한 쪽으로 내가 열리고
빈곳이 더 크게 나를 껴안는다

흔들림과 흔들리지 않음 사이
고요한 산과 나 사이가

갑자기 깊이 빛난다
내가 우주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