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는 아침...
햇살도... 앞산도.. 건너편 집들도.... 모두 안개비 속에 엎드려 있는지 보일듯 말듯 합니다.
잠시 가을색 한 번 뿌려볼까요?? 아침 운동 가는 길이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여름엔 조금이라도 시원해질려고 옷을 훌훌 벗어던지더니 요즘엔 제법 쌀쌀해졌어요..옷깃을 여미는걸 보니 쌀쌀하긴 한가봐요 오늘아침엔 콧김이 솔솔 나데요.. ㅎㅎ
한참을 뛰고나니 제 속눈썹에 이슬 몇방울이 묻은흔적을.... 가을안개가 폭 감싸안은 가을색을 카페에 살짝만 남겨봅니다.
하얀눈송이가 내려앉은 듯한 메밀꽃이 필 무렵이죠..
뚝 밑.. 채소 밭에는 반은고추, 반은부추 , 밭 주위엔 수목원의 예쁜 정원수 들이 얌전하게 앉아서 아침햇살을 기다리는 고요함이 가득합니다.
넓적한 치맛폭을 한껏 펼친 아주까리 잎사귀며.. 먹이찾아 전깃줄에서 망을 보듯 움츠리고 앉은 비둘기.. 이른 홍시를 찾아 헤매는 까치..
밭 귀퉁이 보드라운 곳에서 깊은 잠에 빠진 참새며.. 잠이 덜깬 눈으로 사람이 지나가도 짖는 본능을 헷갈려하는 강아지 모습이 그러하지요..
그러나, 다리 불편하신 할아버지의 오토바이 소리에 그 고요함은 깨어나 안개 걷어갈 햇살을 기다리는 듯합니다..
한낮이면.. 메뚜기들이 파~란 하늘을 등에 업고 넓은 들판을 헤엄치듯 날아 다닐텐데, 지금은 살짝 고개숙인 곡식마다 이슬만 댕글댕글합니다. 이럴땐 무슨색이라 말하면 좋을까요???? ㅎㅎ
잠시.. 연못가에서 발길을 멈추고 들판을 내려다 봅니다.
몇해전... 큰아이 동시 속에서 읽었던 '옥수수 할머니'와 '갈대 할아버지'의 모습이 한 눈에 그려지네요..
이제 막 피어나는 갈대의 발그레한 색깔이 연못가며.. 밭가에 군데군데 소복하게 핀 모양이 얼마나 이쁜지 제가 말로는 다 그려내지 못할 가을수채화 한 편입니다. ^0^
얇은 바람에도 감나무 잎사귀에 묻은 이슬은 떨어지고.. 안개는 조금씩 물러나 앉습니다.
이 싸~~한 느낌의 안개바람... 이건 또 무슨 색깔이라 말하면 좋을까요?
이런 날엔 일부러 따뜻한 차를 마시기보단 가슴까지 느껴지는 가을안개의 싸~~한 느낌을 내내 간직하고 싶은.. 그런 10월 초순의 어느 날입니다..
더 짙은 색으로 물들기 전의 오늘같은 가을색도 참 이쁘네요.. 그런데 이 이쁜 색깔을 흐리게 될까봐 딱히 무슨색이라고는 말 못하겠네요.. ㅎㅎ
이제 곧 정기산행 갈날이 며칠남지 않았죠? 가을 맞이하랴 일상들이 바쁘시겠지만....
그래도 제가 말한 가을색을 한 번쯤은 느끼실 수 있는 여유...
가을 정산에서 느낄수 있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햇살이 눈부시네요~~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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