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 다랭이논
2010. 9. 24. 00:31ㆍ▦ 사진 이야기/ 포토
2010.9.19
남원 마천 다랭이논
다랭이 논,
하늘 바래기 奉天畓, 다랭이 논!
배곯음의 한이 깊어 쌀 한 톨이 아쉽든 시절!
우리들 마음에 깊이 들어 있는 서글픈 향수가
멎어 있는 말이다.
오죽하면 삿갓 배미라는 말이 있을가!
가파른 산비탈에 힘들여 만들어 놓은 논, 열두 배미!
열두 배미가 대견스러워 자주 올라가 논배미를 세여 보곤 하는데...
자기가 벗어 놓은 삿갓으로 덮여진 논배미를 찾지 못해 애 태우다가...
삿갓을 쓰려고 들어 보니...삿갓 밑에 있더라는 아픈말!
얼마나 논배미가 작았으면 삿갓 배미라는 말이!
얼마나 가파르게 비탈졌으면 삿갓처럼 작게 배미를 만들었을꼬!
지워지지 않는 향수로 남아 있는 다랭이 논이기에
해가 바뀌면 노르스럼한 다랭이 논에서 풍족함을 느끼려
찾아 오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리산 위로 기우는 가을 햇살이 던져 주는 역광으로,
쌓여 있는 듯 분명한 논두렁 논두렁 위로 노르스름 벼 이삭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매료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