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밑줄 - 신지혜
2009. 7. 22. 10:54ㆍ▦ 마음의 쉼터/풍경이 있는 詩
|
- 밑줄 - 신지혜
바지랑대 높이
굵은 밑줄 한 줄 그렸습니다
얹힌 게 아무것도 없는 밑줄이 제 혼자 춤춥니다
이따금씩 휘휘 구름의 말씀뿐인데,
우르르 천둥번개 호통뿐인데,
웬걸?
소중한 말씀들은 다 어딜 가고
밑줄만 달랑 남아
본시부터 비여 있는 말씀이 진짜라는 말씀,
조용하고 엄숙한 말씀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인지요
잘 삭힌 고요,
空의 말씀이 형용할 수 없이 깊어,
밑줄 가늘게 한번 더 파르르 빛납니다
'▦ 마음의 쉼터 > 풍경이 있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평선 (0) | 2009.09.11 |
---|---|
비 (0) | 2009.09.02 |
일몰-(순천만에서) / 박주하 (0) | 2009.07.22 |
여름 새벽 (0) | 2009.07.10 |
당신이 슬플때 나는 사랑한다 / 복효근 (0) | 2009.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