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2009. 9. 11. 08:46ㆍ▦ 마음의 쉼터/풍경이 있는 詩
수평선
-이규리
세상에서 가장
긴 자가 수평선을 그었으리라
허리나 목을 백만 번 감아도
탱 하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푸른 현.
내 눈에도 수평선이 그어졌다
바다를 떠나와서도 자꾸 세상을 이등분하는,
저 높낮이와 명암들
수평선 건져내어 옥상에 걸면
오래 젖어온 생각도 말릴 수 있겠다
*출처 : 시집 『앤디 워홀의 생각』(세계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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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가면
흔하게 보게 되는 수평선
마치 악기의 현처럼,
일직선의 줄처럼 보일지 몰라도
지구가 둥글다는 생각에 이르면
아닐 수도 있겠는데
상상의 멋이 뭣이겠는가
수평선을 건져서 옥상에 걸고
오래 젖은 생각조차 말린다는 것이다
마지막 연에서 시를 본다
수평선 보러 나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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