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나라 설국 에서 의 하루....
2007년 12월16일
<영각사~ 남덕유산~삿갓재 대피소~황점>
연말이라 계속되는
모임으로
심신이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에
덕유산 상고대 산행이라 포기도 못하고
겨우 두어시간 눈붙이고 누가 부르는것 처럼
일욜 새벽
자동으로 베낭메고 집을 나선다
신선한 공기가 그립다....
늘....
갈수 있어
소중 하다는 것을
가끔 ...
아주 가끔
잊어버리고 살다가
기억 하지 않아도 끝없이 떠오른다면
그리움이라 했던가?
보고픔에 눈물짓고 소망 하다 내가 힘들고 지칠때
홀연히 나타난다면~
무감각의 일상을 안 듯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그 대상의 내음이
다가온다면
그 안도감! 그리고 기뿜!
목으로
가슴으로 삼키고 싶다.
울컥이는 반가움을.....
.
.
.
.
초입부터 잔설이
힘든 발걸음에 용기를 북돋워준다
얼마만 에 밟아보는 눈길인가
눈온날 강아지 마냥 마냥 즐겁다.
세월은 많이 흘렀으되
마음은 아즉 어린티를 못벗어 나니....ㅎ

언젠가
겨울산행 에 처음으로 다가왔던 설국
그황홀함에 며칠을 가슴앓이 했던 순간이
지금 이순간이 그러할까...
아무래도 처음보다는 그 감정이 무뎌져 있음에 안타까움이 있다
오늘도
하늘과 맞닿은 산정에는 온통
설화로....
상고대로....
눈이부시다
마치 벚꽃이 만개한것 처럼....
.
.

상고대 가 살포시 붙은 나목 사이로 아스라히
지리능선의 산그리메 가 정겹게 다가온다
내가 좋아하는 산그리메....
한주 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던가
눈을 감아도
꿈속 에서도....

와~ 나도 모르게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밤새 등산로에
바람 세차게 불어 낙엽 쌓이고 그 위에 흰눈이 소복히 내렸다.
아무도 밟지않은 깨끗한 미답(未踏)의 땅......
한발 한 발 옮길적 마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촉감과 들려 오는 자연의 소리가 나를 흥분시킨다.
"뽀드득 아자작..뽀드득 아자작...."
'뽀드득'은 눈 밟는 소리
'아자작'은 눈 아래 있는 낙엽 부서지는 소리
'뽀드득 아자작'....협주곡이다..
화음이 기가 막히게 좋다.
선률이 춤 춘다. 사뿐 사뿐...
내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는다.
난....,
대자연이 주는 축복을 한 몸에 받으며
첫 눈 내린 덕유산을 마음껏 뛰노는 한마리 토끼가 되었다



확트인 조망에
가슴이 터질것만 같다.
이렇게
속이 후련한데 집에 있을수가 있나요....

상고대 사이로 보이는 조망 멋있죠?
우측에 우뚝 솟은산이 무슨 산인지
누가 아시는분 좀 가르쳐 주세요...
산행내내 궁금 했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동업령 쪽에는
눈이 올려나 검은 눈구름이 몰려 옵니다

우뚝솟은 봉우리가 이름은 모르겠지만
넘멋집니다
마치 선인장 이름중에 금강산을 닮은 모양 입니다
하얀 눈위에 보이는 나목들이
선인장 가시를 연상하게 하네요....

하얀 날개옷을 걸쳐입은 남덕유 정상이 온통 눈으로 덮여
완전 설국이 되었네요....

산행을 하면서 늘 느끼지만
한걸음 한걸음 이 참 무섭구나 싶어요
지나온길 을 돌아보니 어느새 굽이굽이 능선을 이루었네요....

덕유산 엔 몇번을 갔지만
영각사 쪽에선 첨인데 조망이 넘 멋있습니다
강추 합니다~~
검은 눈구름이 바람에 찟기어
이리 저리 춤사위가 어지럽습니다
마치 야외 노천탕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것 같기도 하고....
그속에 선녀들이 내려와
온천욕 을 즐길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우뚝솟은 봉우리와 주변경관이 한데 어우러져
한폭의 멋진 그림을 만들어냅니다




온통 상고대로 산정을 수를 놓았네요...
넘멋있어요~~





이런 멋진 풍경을 볼수 있음에
또 한번 감사합니다.
두다리 가 멀쩡함 에....
이런 시간을 가질수 있게 배려해 주는 가족들에게....
모든것이 감사한 시간 입니다




마치 벚꽃이 만개한것 같습니다

남덕유 정상 에 이르자
파란하늘 에 작열하는 태양빛이 지상의 산호초 위에 쏱아진다
눈부신 광채가 반사되어 눈이 멀것같다
똑바로 쳐다볼수 없는 순백의 빛
천사의 날개빛이 이러할까....
무엇으로 표현해야 할지 난감하다
글로 표현할수 없음이 안타깝다
난 또 몇날 며칠을 이 환상에 젖어 꿈같은 시간을 보낼까....




아직까진 바람한점 없는 남덕유 정상
남덕유 능선 하늘아래
눈부신 햇살은 쏱아지고
눈시린 상고대가 덕유능선을 하얗게 수놓았다
온세상이 하얗다
사람의 마음도 모두다 씻어 줄것같다....

바람과 서리의 만남으로 피어나는 바람서리꽃
향기도 없고 맺지 못하는 꽃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환희의꽃


노송 가지에 쌓인 눈이 무게를 이기지 못해
금방 이라도 부러질것 같네요....

상고대 에 취해
일행들이 앞서 갔는지 뒤따라 오는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몽롱하이
연신 셔트만 눌러 샀는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니 마치
능선에 웨딩드레스를 늘려뜨려 놓은듯 하다
바람쎄기로 유명한 남덕유의 노스 페이스....
반대쪽 하고는 완전 딴세상이다
칼바람에 정신이 번쩍든다

산을 오르는 내내 와~~~~좋다~~~예술이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
바람도 새차게 불었지만 ....
상고대 터널을 지나는 황홀함으로 힘든 줄도몰랐다.
도시라는 거대한 자궁속에서....
삶 에 지친 영혼 들이 ....
자연이 만들어 낸 이 위대한 상고대 터널 을 지나고 나면 ....
깨끗한 영혼으로 씻김을 받으리라...

바람이 잦은 곳에서 완전무장 으로 채비를 하고서야
덕유의 겨울속에 있다는걸 실감했다
맨살을 에이는듯 하여 칼바람 이라 했던가
올들어
맘에 준비없이 맞아본 천왕봉 에서 의 칼바람 이후에
맞아보는 칼바람
연신 콧물을 훌적 거린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바람땜에...
눈물이 나도록 추워도 가슴에 쌓인 응어리가 싹 가시는 이기분
얼마나 기다렸던가....
눈군가 말처럼 나도 변태인지
칼바람 의 쨍한 느낌에 쾌감을 느끼니 말이다


삿갓재 대피소가 가까워지자
응달이라
상고대가 절정을 이룬다
우와~
예술이다~~
참나무 숲길을 통과하는동안 제정신을 차릴수 없이
감탄사가 연발한다
천국이 있다면 바로이런 모습일거야
접할때 마다 감동의 수위가 높아지는 꽃중에 꽃
설화 그리고 바람서리꽃



설경에 푹빠진 동심들....
스틱으로 나뭇가지 에 쌓인 눈도 툭 쳐보고....

눈밭에 드러누워 유년시절 처럼
사진도 찍어봅니다



바람한점 없는 아늑한 삿갓재 대피소
지붕에 쌓였던 눈이 양지쪽 에는 다 녹았네요..
뒷쪽 나무가지 에는 상고대가 그대로 활짝 펴있는데....

계곡에는 얼음 밑으로 조용히 흐르는 계류....


오늘도 어김없이 만나는 산죽....

해도 어느듯 뉘엇뉘엇 서산으로 기울고....



오늘의 산행도 이제 끝이 나나보다....
눈부신 흰빛 산정에 머물며 움츠렸던 시야가
비로소 동공을 활짝 열어준다
동네 어귀의 군락을 이루고 있는
낙엽송의 쭉쭉뻗은 기상이 동공 속으로 확~~빨려든다.... .
머리마져 시원함을 느끼겠다....
하루에 피로가 확풀리는것 같다....
이렇게 까지 기대하지 않았던 이번 산행
그것은 나에게 있어 로또 당첨된 기분이다....
상고대를 처음 만났을때 도 그랬지만 어쩌면 이런날이 다시 오지 않을것 같은
내 생의 최고의 날이기 때문에...
눈보라에 흩날리는 상고대의 모습이 아직도 망막에 어른거릴 정도로
신선한 산행,
상고대의 산행,
바람의 산행이 돋보였던 남덕유산의 하루는 빛났다..
첫눈....
서설 같은 하얀마음 으로
세상을 포근히 감싸주는 "이불같은사랑" 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오늘산행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아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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