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文으로 쓴 묵직한 인생의 화두 '시의 모차르트'
(바르샤바 폴란드 AP=연합뉴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폴란드 여류 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가 1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88세.
쉼보르스카는 이날 저녁 폴란드 남부 도시인 크라쿠프의 자택에서 지병인 폐암으로 숨을 거뒀다고 개인 비서인 미하엘 루시네크가 전했다.
라도슬라브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쉼보르스카의 죽음을 "폴란드 문화에 회복할 수 없는 손실"로 묘사했다.
199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쉼보르스카는 도덕과 철학의 문제를 아름다운 서정시로 풀어내며 유럽 전후세대를 매혹시켰다.
그는 인생의 정신적인 측면이 정치를 비롯한 다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는 믿음을 견지하면서 인류와 사랑, 죽음 등 화두를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 속에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45년 첫 시집 '나는 언어를 찾는다'를 출간하고 나서 대표작인 '피타니아 자다브네 소비에'(자문.自問)를 비롯한 많은 시집을 냈다.
1993년 작 '끝과 시작'을 비롯해 스탈린에 대한 혐오감을 담은 '설인(雪人)에 대한 도전' '첫눈에 반한 사랑'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는 1923년 7월2일 폴란드 서부 포즈나니 인근 코르니크에서 출생, 크라쿠프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고 한때 공산당원으로 활동하다 1966년 탈당했다. 이후 남부의 문화도시인 크라쿠프에서 집필에 전념해왔다.
또 1953년부터 1981년까지 폴란드의 지식인이 즐겨보는 잡지 '지시에 리테라키에'(문학생활)의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쉼보르스카를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할 당시 스웨덴 한림원은 그를 "베토벤의 격정"을 결합시킨 "시의 모차르트"로 평가했다. 생전에 애연가로도 유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2/02 09:5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