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雨絃)환상곡
2012. 8. 21. 12:50ㆍ▦ 마음의 쉼터/풍경이 있는 詩
오늘낮 갑자기 내린 소나기 한줄기....
문득 생각나는 시
.
.
.
우현(雨絃)환상곡
공광규
빗줄기는 하늘에서 땅으로 이어진 현(絃)이어서
나뭇잎은 수만 개 건반이어서
바람은 손이 안 보이는 연주가여서
간판을 단 건물도 고양이도 웅크려 귀를 세웠는데
가끔 천공을 헤매며 흙 입술로 부는 휘파람 소리
화초들은 몸이 젖어서 아무데나 쓰러지고
수목들은 물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비바람을 종교처럼 모시며 휘어지는데
오늘은 나도 종교 같은 분에게 젖어 있는데
이 몸에 우주가 헌정하는 우현환상곡.
'▦ 마음의 쉼터 > 풍경이 있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륵사 동대에 오르다[登神勒寺東臺] (0) | 2012.12.25 |
---|---|
신륵사동대만조(神勒寺東臺晩眺)-이식(李植) (0) | 2012.12.25 |
가장 사나운 짐승/ 구상 (0) | 2012.07.14 |
남몰래 오줌을 누는 밤/ 안명옥 (0) | 2012.07.13 |
비의 냄새 끝에는/ 이재무 (0) | 2012.07.13 |